'운'과 '알고리즘' 이 두 단어는 본질적으로 같이 사용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운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고 통계학적으로 도출되는 확률을 뻘쭘하게 만드는 지극히 추상적인 단어이며 반대로 알고리즘은 아름다울 정도로 수학적이고 논리적이며 치밀하게 계산된 매우 구체적인 단어이다. 이 두 단어가 같은 문장에 쓰인 것도 모자라 운'의' 알고리즘이라니 저자가 대체 어떤 논리를 펼칠지 궁금하여 책을 안 펼칠 수가 없었다. 아래는 책의 도입부에 나오는 내용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운의 정의이다. 서론에서 쓴 것처럼 내가 생각하던 운의 정의와는 사뭇 달랐지만 나의 생각은 접어두고 저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인생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이 중 상당수는 내 통제권을 벗어나 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운이라 부른다.
노력 X 운 = 운명
최선을 다하는 것은 좋은 결과를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즉,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해도 무조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노력뿐만 아니라 운도 필요하다. 이는 운이 아무리 좋아도 노력이 없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운이 불운( - )이라면 오히려 노력하는 것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 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고, 천운이 오더라도 노력하지 않으면(노력 값이 0이면) 운명 값도 0이 된다. 따라서 운을 이해하고 노력해야 잘될 운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운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아가 운의 흐름을 타고 운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즉, 내 운명을 알고 거기에 맞게 좋은 운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 운 좋은 사람으로 사는 법이자, 잘될 운명으로 가는 길이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운명은 절대적인 것, 고정값이 아니며 노력과 운이라는 요인에 의해 조작된다. 운 또한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저자의 경험, 다양한 운명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사람의 돈 그릇의 크기(자신이 벌 수 있는 돈의 최대)는 35살 이전까지 가장 많이 벌었던 해의 10배라고 한다. 예시로 34살에 연봉이 8천만 원이었다면 이후 자신이 한 해 동안 벌 수 있는 최대 액수는 8억 원이라는 것이다.
이는 경험 값이니 자신의 한계라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연봉 8억 도 받을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라는 것이다. (연봉의 10 배면 현실적으로 매우 높은 수치이다.)
열심히 살지만 잘 안 풀린다면?
나는 열심히 살지만 인생이 왜 잘 안풀리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에는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체크해보자.
첫째, 자신의 운명을 비관적으로 인식하지는 않는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부분만 보지않는가? 그렇다면 비관적의 반대인 낙관적으로 인식해야 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긍정적, 부정적도 아닌 냉정하지만 긍정적으로 가능성을 찾는 긍정적 인식을 키워야 한다.
둘째, 준비가 안 되어 있지 않는가?
일생일대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반드시 한 번은 찾아온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면 내가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면서 운의 그릇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
셋째, 운의 흐름을 읽지 못하지는 않는가?
늘 깨어 있으면서 흘러가는 나의 상황을 예의 주시할 때 실패를 피하고 기회가 왔을 때 크게 베팅할 수 있다.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네 가지 분류
1.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함. 이를 '어리석음'이라 한다.
2.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지 않음. 이를 '나태함'이라 한다.
3.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임. 이것을 '평온함'이라 한다.
4.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려고 함. 이를 '용기'라 한다.
그리고 바꿀 수 있는 것인지 바꿀 수 없는 것인지 구별하는 것을 지혜라 한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노력과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지혜를 길러 '용기'를 얻기 위해 노력하자. 단순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깨닫는 순간 운명은 잘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운의 알고리즘 법칙
운의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법칙이 여러 개 있다. 운은 이 법칙대로 흘러간다. 책에서 설명한 여러 법칙 중 기억에 남는 몇 개만 정리해보았다.
첫째, 운 총량의 법칙
운에는 총량이 있다. 금전운, 건강운, 인간관계 운 등 영역별로 운을 나눌 수 있는데 이들의 총합은 일정하다는 것이다. 금전운을 100으로 쌓으면 건강, 인간관계 운은 0이 되어 아프고 외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이 법칙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맞게 운을 잘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비교 불가의 법칙
성공은 운이 필요하지만 행복은 내가 만들 수 있다. 불행의 근원은 대부분 남과의 비교에서 온다. 남과 비교하여 자신의 삶을 평가하지 말고 나의 삶 자체를 가치있다 생각하고 받아들이자.
셋째, 습의 법칙
이 법칙은 기존의 내 가치관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습이라는 것은 습관보다 더 깊숙이 뿌리내려진 것을 말한다.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습이라는 것을 형성하기 시작하여 쉽게 고치기 힘들다. 책에서는 늪에 비유했다. 빠져나오기 힘들며 다리를 자르는 등 굳은 결심이 있어야 빠져나올 수 있다. 평생을 쌓아온 것이므로 힘든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 습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즉, 나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나의 내면 그 무언가를 바탕으로 도출된 합당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를 책에서는 습이라고 표현했다. 습은 쉽게 바꾸기는 힘들지만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부정적인 습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발견했다면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원한은 운명의 지뢰이다.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다는 것은 내 앞길에 보이지 않는 지뢰를 하나 심어놓는 것이다. 원한은 생각지도 못한 말과 행동에서 생길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원한과 적을 만들지 않는 간단한 원칙이 있다.
- '이런 말은 해도 될까?' 싶을 때는 하지 않는다.
- 뒤에서 남 이야기를 할 땐 좋은 얘기만 한다.
- 나랑 안 맞다 싶으면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거리를 둔다.
- 무시해도 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늘 기억한다.
- 상대방이 손해봤다고 느끼게 하지 않는다.
글로만 보면 쉬워 보이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적용하지 쉽지 않다. 항상 숙지하고 조심하자. 분노를 절대 겉으로 표출하지 말고 내 안에 있는 그 분노의 대상을 점점 작게 만들어 사라지게 하자. 적은 밖에 있는 것으로만 충분하다. 분노는 나의 모든 것을 한 순간에 태워버릴 수 있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분명 있지만 '아픈' 사람인데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사람들을 아픈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의 행동을 끌어안아주면 끝내 감동하고 나의 편이 될 것이다.
후기
나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추상적인 개념으로 정립시키는 것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진 않는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다 일어나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설명 불가능한 부분도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운세, 사주팔자와 같이 사람의 미래를 태어난 날짜, 시간만으로 가지고 예언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한다. 같은 맥락으로 '운명'이라는 단어도 싫어한다. 나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나의 미래가 결정되어 있다면 우리는 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인가? 힘 빠지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마인드가 있으니 운명에 대해서는 운명==미신이라는 색안경이 씌워져 있었다. 하지만 운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결국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며 운명은 운과 노력의 결실이라는 이 책의 내용을 읽고 나니 내가 운명에 대해 너무 이분법적인 사고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반성하게 되었다. 결국 운명은 자신이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터, 기운과 같은 개념은 터무니없는 미신이라 생각했는데 우리의 심리적인 요소나 생각, 환경과의 인과관계 등을 추상적인 개념으로 빗대어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기도라는 것도 매일 꾸준히 어떤 것에 대한 기도를 하면 그것을 매일 생각하게 되고 다양한 상황,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그것이 떠올라 성공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주팔자... 는 아직 납득하기 힘들다. 생년월일시 가 대체 인생에 어떻게 영향을 준다는 것인가..
또한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갖게 될 생각, 선택, 행동 등 굵직한 요소부터 센스, 말투까지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운과 운명이라는 매개체에 빗대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살아가야할지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
책에서 중요시하고 강조하는 개념 중 하나는 '업보'이다. 나의 모든 말과 행동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든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남에게 베푼다는 것은 남을 위할 뿐만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었으며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앞으로의 다짐을 되새길 수 있었던 값진 책이었다.
당신의 운을 믿고 따라가세요.
잘될 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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