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과 표현이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아직 글 쓰는 게 서툴기 때문에 포스팅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감명을 받기도 하였고 기억으로만 남기기에는 아쉬워 기록을 하게 되었다.
도서관에 책이 자주 들어와서 21,22년도 베스트셀러를 접할 수 있었는데 신간 소설을 보며 찾은 특징이 하나 있다. 이 세상, 특히 대한민국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만한 배경과 인물, 스토리를 책의 제재로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트렌드의 장점은 뚜렷하다. 현실과 다를 것 없는 극사실적인 내용을 보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여 몰입할 수 있다. 상황과 생각이 어딘가 자신과 닮은 사람이 등장인물로 나온다. 그의 말과 행동, 선택과 그 결과를 보며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위안과 충고,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이 책도 그렇다.
주인공 영주가 직장을 그만두고 서점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상황과 그 속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그려나가는 이야기이다. 또한,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공에 기대어 책과 독서라는 행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녹여낸다. 최근 들어 책을 열심히 읽기 시작한 나에게 독서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려준 고마운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이 독서를 하며 떠올리는 생각, 느끼는 감정 등을 생동감 있게,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고 여러 책들의 다채로운 풍미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책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좋은 점이 하나 떠올랐다. 내가 그 책을 펼치게 된 이유나 목적만을 달성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목적만을 달성할 수 없다는 말의 의미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처음 목적과는 전혀 관련 없는 깨달음과 감명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 백 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나만의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의 관점과 생각을 경험하며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사고를 확장하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빠르게 정확하게 획득하는 것이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독서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독서에도 타이밍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나의 상황, 환경에 따라 나를 변화시키는 최고의 책이 될 수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종이 조각이 될 수도 있다. 내 인생을 뒤바꿀 책이 어떤 타이밍에 나에게 다가올지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책을 읽어야 한다. 좋은 타이밍이 왔을 때 읽고 있던 책이 바로 나에게 깊은 감명과 깨달음을 주는 최고의 책이 될 것이다.
표현의 미학
성숙하고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든 얕은 사람이든 생각은 표현이라는 틀로 찍어져 타인에게 전달된다. 표현의 틀이 미숙하고 삐뚤어져 있다면 자신의 생각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아름답고 근사한 틀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말을 하든 자신의 생각과 목적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에 나오는 예술적이고 아름답게 표현된, 흔히 말하는 배운 사람의 문장들을 보며 감탄하기도 하였고 힐링하되기도 했다.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하고 숙달하는 것은 자신을 남에게 알리고 남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필연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실제로 존재하는 책들의 주요 문장이나 내용을 자주 인용하는데, 덕분에 많은 명작의 좋은 문장을 접해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문장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다.'
나도 그랬듯 많은 대학생들이 대2병에 걸린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과정 중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표현이 자기 합리화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방황했던 시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전에는 몰랐던 내면의 나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많은 깨달음과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저 문장을 읽었을 때, 허비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을 의미 있는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대2병이라는 단어도 자신의 미래를 현실적으로 걱정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대학교 2학년이어서 생긴 단어일 뿐이지, 결국 우리는 평생을 대2병의 연장선 위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물론 자신이 인생을 잘 살려고 노력하는 한 말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성숙한 사람의 삶의 태도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위에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는 것이다.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으며 현재에만 몰두하자. 과거의 일을 후회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며 미래의 일을 걱정해봤자 역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과거의 일을 만회하기 위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현재를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성숙하고 현명한 방법이다.
수많은 책들과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나 드라마 속 명대사 등에서 시종일관 등장하는 말이 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행복이 머나먼 미래의 성공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아무리 열악해도 그 속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하루 중 이 시간만 확보하면 그런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우리 인간은 복잡하게 만들어졌지만 어느 면에선 꽤 단순해. 이런 시간만 있으면 돼. 숨통 트이는 시간.
하루에 10분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아, 살아있어서 이런 기분을 맛보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시간"
누구든 이러한 시간을 가져봤을 것이다. 시험 기간 새벽, 공부하다가 잠시 친구들과 떠들며 야식 먹는 시간, 힘든 하루를 보낸 후 씻고 침대에 누웠을 때 온몸에 긴장이 풀리는 순간, 따스한 주말에 점심 먹고 사르르 눈이 감겨 낮잠을 자다 창문 밖 새소리에 잠이 깬 그 순간, 사소하지만 행복하다고 느끼는 그 짧은 순간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정말 멀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룬 후에야 행복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목표를 향해 가는 매 순간마다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자고 다짐했다. 이제 곧 전보다 더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속에서도 나는 행복을 찾겠다. 나는 평생 행복할 것이다.
'Book Repo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지털 미니멀리즘 (0) | 2022.07.07 |
---|---|
프로그래머의 뇌 - 1부 (0) | 2022.05.07 |
인공지능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12) | 2022.03.19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 7장, 후기 (1) | 2022.03.15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 6장 (0) | 2022.03.12 |